민망한 꽃이름 썸네일형 리스트형 중대가리풀 거 참 이름하고는...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고도 근시가 심해 평생 눈이 어두웠던 나는 세상이 어둡고 뿌연 것은 말하자면 삶의 디폴트 상태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때때로 밝은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은 아마도 내가 보는 것보다는 훨씬 밝고 환할 것이라는 상상은 했었지요. 렌즈와 안경 덕분에 그럭저럭 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운전도 하고 여행을 다니며 살아왔으니 그다지 서글픈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불편할 뿐이었지요. 살면서 불편한 점이 그것 하나만도 아니었는데다가, 그나마 나의 뇌가 미약한 시각 신호를 잘 처리하여 세상의 모습을 그런대로 그려주었으니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 눈앞은 빠르게 흐려져 갔고 그에 따라 답답함도 커져갔습니다만 그저 늙어가는 탓이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