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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머니

나의 정원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 여우주머니의 가을 이 아침, 창밖으로는 안개가 가득합니다. 나무 끝자락의 색들이 살짝 바뀌는 사이, 산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바라보고 또 보아도 또 보고 싶은 풍경입니다.푸르기만 했던 잎사귀들의 색이 빨갛게, 노랗게 변해가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놀랍습니다.저 어여쁜 색들은 도대체 나무의 어디에 숨어 있다가 저토록 눈부시게 나타나는 것일까요? 봄부터 가을이 깊어질 때까지 잎사귀들은 그 모든 소란스러움을 견디며 자신만의 색을 비밀스럽게 감추고 살아왔나 봅니다.  내 안에는 어떤 색들이 있을까요?내 안에도 내가 모르는 고운 색들이 숨어 있어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조용조용히 떠오르다가, 어느 가을날 마침내 나도 저 잎사귀들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나의 크.. 더보기
여우주머니 여우는 주머니만 남기고 어디로 숨었을까?   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마음 내키는 시간에 5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읽을 만한 책을 골라 대출하고 때로는 열람실에 눌러 앉아 여러 시간 책을 읽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날에는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놓아 시원해 좋고, 추운 겨울날에는 따스하게 난방이 되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게다가 도서관쟁이(?)들은 조용하고 겸손합니다.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답니다. 돋보기 안경을 낀 노인분들은 외국어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거리시면서 여유를 보이시고, 취준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모두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배가 고프면 잠시 나와 큰 길 건너에 있는 기사식당에서 된장찌개 백반을 먹고 다시 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