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썸네일형 리스트형 개쑥갓 - 작은 풀씨의 기억, 세상을 바꾸는 힘 2, 3일 날씨가 바짝 춥더니 거리에 떨어져 누운 낙엽의 두께가 제법 무겁게 느껴집니다. 오가는 발걸음에 밟혀 형태를 잃고 바스러진 낙엽도 자주 눈에 띕니다. 낙엽을 치우는 손길도 부산스럽습니다. 몇 년 전 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비질을 하는 손길보다는 낙엽치우는 기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떨어진 낙엽을 치우며 비질하는 소리, 모인 낙엽을 태우는 냄새...그 모습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어서인지 천둥 같은 소리로 매연을 뿜어내며 낙엽치우는 기계소리를 들으면 가을날의 낭만은 여지없이 사라져버립니다. 봄과 여름을 지내며 도시의 거리에 한 뼘의 청량한 공간을 만들어주었던 그 사랑스러운 이파리들이 영락없는 쓰레기가 되는 기분이 듭니다. 도.. 더보기 주름잎 - 운명을 받아들이는 너의 자세, 너를 대하는 나의 자세 비가 그치고 나니 갠 하늘의 새 날이 더욱 눈부십니다.이른 아침 나비 한 마리가 9층 높이의 창까지 날아올라와 날갯짓을 합니다.어제 비와 밤새 맺힌 이슬로 날개가 무거울 법도 하건만 저 작은 생명체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지척에 산과 농장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여름엔 각종 벌레들이 집안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침대 위에 모기장을 설치해 자고 있습니다. 약을 쓰기는 싫어서 어릴 때부터의 내 호기심도 채울까 하여 작년 여름에 사서 아직 키우고 있는 벌레잡이풀인 ‘네펜데스’의 벌레잡이 통이 아침 햇살에 눈부신 미모를 자랑합니다. 누가 저 우아한 몸짓이 벌레를 잡아 먹이로 삼으려는 식물의 덫임을 눈치 챌 수 있을까요? 가끔 통을 들여다보면 .. 더보기 마디풀 - 능소화꽃 떨어져 누운 그 곳에 피어난 꽃 예전에는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 하면 바로 ‘능소화’가 떠오를 정도로 고속도로변을 비롯한 큰 길가, 고즈넉한 시골의 골목길만이 아니라 도시의 삭막한 담장, 심지어는 전봇대에 이르기까지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초록의 잎과 어울린 화사한 주홍의 꽃색이 아름답고 풍성한 여름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네요. 한때는 이 꽃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실명이 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건 잘못된 이야기임도 밝혀져서 크게 다행스럽습니다. 사랑했던 임금님에게 버림받고 기다림에 지쳐 죽어 간 궁녀의 애달픈 사연, 꽃에 얽힌 전설도 애잔하여 한층 더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