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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까마중 - 까만 열매, 그 달짝지근하고 아릿한 ‘멍’의 기억    열흘 남짓 다녀 온 여행, 잠옷으로 갈아입다 내려다 보니 다리에 자그마한 멍 자국이 몇 군데 보입니다. 언제 생겼는지, 어쩌다 생겼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구간 구간 깎아지른 절벽을 탈 수 밖에 없던 여정이었고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아마도 겁에 질려 허둥지둥 정신없이 다니다 이곳저곳에 부딪혔을 것입니다. 한 사람만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절벽길을 덜덜 떨며 오르고 나서 바라 본 아래쪽 강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옅은 푸른색의 강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그 강변 저쪽으로는 현대식 도시 경관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쪽의 ‘과거’와 저쪽의 ‘현재’를 잇는 다리가 연약하지만 아름답게 놓여져 있는 풍경 속에서 과거의 흔적인 유적이 주는 감.. 더보기
애기똥풀 - 가을의 초입에 찾아온 봄날, 말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합니다.    오웃, 애기똥풀이라니!들판에 천지로 피어나는 저 어여쁜 꽃의 이름이 애기똥풀이라니요?처음 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랍시고 시작했을 때 나는 이 흔한 꽃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노란색이 눈부셨던 이 꽃의 이름이 애기똥풀임을 알고 나서는 다시는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될 것임을 예감했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지요. 누군에겐들 잊힐 수 있을까요? ‘도대체 저 귀여운 꽃의 이름이 왜 하필 똥풀인가요?’ 라고 물었을 때 꽃 선배님은 줄기를 꺾어 내게 보여 주셨습니다. 진한 노란색 혹은 주홍색빛이 도는 즙이 흘러나왔는데, 그 색이 젖 잘 먹고 건강한 애기의 똥의 색과 같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명은 듣고는 다시 한 번 절대로 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