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마중

빨간 열매, 까만 열매 - 눈 속 열매들  아파트 마당 마가목의 탐스러운 열매에 눈이 내렸습니다.    가지가 휘어질 듯 풍성하게 열린 산수유의 빨간 열매에도 눈은 내려 쌓였습니다.유혹적인 자태에 눈이 부십니다.    아파트의 담장마다 자라나 여름 내내 수줍은 초록의 잎을 보여주었던 쥐똥나무에도 까만 열매가 맺힌 것을 눈이 내린 오늘에야 발견하게 되었네요.    동네의 작은 교회 앞마당에 담장을 겸해서 심어 놓은 주목에도 빨간 열매는 어김없이 달렸습니다.     서리를 맞으며 시들어 가던 거리의 까마중에도 눈이 내려앉았습니다. 눈의 무게조차 까마중에게는 버겁기만 합니다. 이 눈이 녹고 또 눈 녹은 물까지 마르면 까마중도 긴 잠에 빠져들겠지요.    배풍등의 붉은 열매가 눈바람에 흔들 흔들 흔들립니다. 영롱하게 반짝이던 열매, .. 더보기
까마중 - 까만 열매, 그 달짝지근하고 아릿한 ‘멍’의 기억    열흘 남짓 다녀 온 여행, 잠옷으로 갈아입다 내려다 보니 다리에 자그마한 멍 자국이 몇 군데 보입니다. 언제 생겼는지, 어쩌다 생겼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구간 구간 깎아지른 절벽을 탈 수 밖에 없던 여정이었고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아마도 겁에 질려 허둥지둥 정신없이 다니다 이곳저곳에 부딪혔을 것입니다. 한 사람만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절벽길을 덜덜 떨며 오르고 나서 바라 본 아래쪽 강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옅은 푸른색의 강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그 강변 저쪽으로는 현대식 도시 경관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쪽의 ‘과거’와 저쪽의 ‘현재’를 잇는 다리가 연약하지만 아름답게 놓여져 있는 풍경 속에서 과거의 흔적인 유적이 주는 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