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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꽃

벋음씀바귀 - 늦가을, 벋음씀바귀의 화양연화를 봅니다.    6개월마다 받는 정기 점진을 받으러 집을 나섭니다. 아파트 밖으로 나가는 계단 위에는 노란 은행잎과 발그레한 중국단풍나무의 잎사귀들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습니다. 두 가지 색이 어울려 너무도 곱습니다.   내 몸의 일부를 열어 낯선 이에게 보다는 것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고 때로는 굴욕감까지 느껴는 것을 보면 아직은 건강한가 보다고 혼잣소리를 하며 헛웃음을 날려 봅니다. 그러나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검사를 받을 때에도 별 생각이 없고 그저 귀찮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요즘은 왠지 마음이 뒤숭숭하고 여러 가지 상상도 하게 되네요. 만에 하나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어쩌지? 가족들에게는 바로 알려야 하나? 하필 지금은 아이들이 너무 .. 더보기
중대가리풀 거 참 이름하고는...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고도 근시가 심해 평생 눈이 어두웠던 나는 세상이 어둡고 뿌연 것은 말하자면 삶의 디폴트 상태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때때로 밝은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은 아마도 내가 보는 것보다는 훨씬 밝고 환할 것이라는 상상은 했었지요. 렌즈와 안경 덕분에 그럭저럭 책도 하고 영화도 보고 운전도 하고 여행을 다니며 살아왔으니 그다지 서글픈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불편할 뿐이었지요. 살면서 불편한 점이 그것 하나만도 아니었는데다가, 그나마 나의 뇌가 미약한 시각 신호를 잘 처리하여 세상의 모습을 그런대로 그려주었으니 한편으로는 감사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 눈앞은 빠르게 흐려져 갔고 그에 따라 답답함도 커져갔습니다만 그저 늙어가는 탓이라.. 더보기